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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결국은 떠나야 합니까?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면 떠나겠습니다. 떠나지 않고서는 밀려오는 압박감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습니다.
하나님! 젊은이가 집을 떠날 때는 학업이나 직장을 위해서 떠나지만 저는 그것도 아닙니다.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죽이 먹기 싫어서 떠나는 젊은이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밥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뱀과 개구리를 잡아먹고, 약초를 캐 먹고자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제 병은 현재로서는 고칠 수 없는 류마티스 관절염입니다. 3년간 온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고칠 수 있는 희망은 이미 없어졌습니다. 좋다는 병원과 이름 있는 한의원은 다 찾아다녔고, 한의학에서 좋다고 하는 호골목과주(虎骨木瓜酒)도 먹었습니다.

민간요법까지 찾다 보니 심지어는 인뼈까지 구해 먹었지만 거기에서도 효력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마음에는 중압감만 찾아왔습니다.
하나님! 밤이면 더해지는 통증, 거기에다 불면증까지 겹쳐 수면제가 있어야 잠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저의 처지입니다. 하나님! 이 고통,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심한 고통이 뼛속에서 엄습하여 올 때는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인데 하고 저를 수태(受胎)하신 어머니를 원망도 합니다.
하나님! 저 자신을 학대하고 어머니를 원망하는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page 9 참조)

흐르는 물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깊은 적막만이 이어지는 산골의 밤은 유난히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밤공기를 가르며 들려오는 고라니의 꼬~울 꼬~울 하면서 우는 특이한 울음소리는 순식간에 가까이에서 들리다가도 어느새 멀리서 들려오곤 했다.
(page 23 참조)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총총 뿌려져 있는 밤이다. 오랫동안 하늘을 쳐다보아도 싫지 않은 밤이다.
그중에 유난히 큰 별 하나가 내 곁에 와서 속삭여 준다.

 

 

나는 대장별이야 내게 소원을 말하면 내가 다 들어줄게,

너는 무엇이 될래

나는 길가에 피는

한 송이의 꽃은

되지 않을래요.

 

대신, 응달진 개울가에

 

유실수가 되어

 

허기진 나그네의

 

배를 채워 주는

 

작은 나무가 될래요. (page 46 참조)

 

 

하나님 저는 뭇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그런 사람이 되기보다 그늘진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인간에게 가장 슬픈 것이 있다면 배고픈 설움이다. 이때는 몸에 축적된 지방질이 없어서 조금만 배가 고파도 견디기가 어려웠다. 한두 끼의 밥만 굶어도 허기가 지고, 누웠다가 일어서면 하늘이 핑 돌 정도로 원기가 없었던 것은 몸에 축적된 영양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무공해 인간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이곳에 특별히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공해 식품, 무공해 정치라는 말은 들을 수 있어도 무공해 인간이라는 말은 들을 수 없는 용어이다. 여기에 따르는 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용어이다.
무공해 식품의 조건이 까다롭듯이 무공해 인간의 조건도 까다롭다.
첫째, 사람을 만나지 않아야 하고 둘째, 신문을 보지 않아야 한다. 셋째가 방송 매체도 접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양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농사에서 3무(농약, 제초제, 비료 무사용)에 1유(有, 퇴비사용)의 농사법이 적용될 때 무공해 식품이 생산되듯이 인간에게도 3무(사람 만나지 않고, 신문 안 보고, 라디오 안 듣는 생활)의 생활과 1유(양서를 많이 읽는 것)의 생활이 있을 때 무공해 인간이 될 수 있다.
이곳에서 3무 생활을 하는 필자에게는 어떤 불평이나 불만은 조금도 없었다.
내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 아니고, 나라가 잘될 때 내가 잘된다는 의식으로 바뀌면서 민족과 나라를 위해 기도를 하게 되었다.
국가가 내 몸을 필요로 한다면 능히 바치겠다는 그러한 애국심도 가지게 되었다.
(page 46 참조)